📖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약한 존재들이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순간, 이 책이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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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사라져도, 마음은 쌓인다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치매와 소녀의 고통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서로를 돌보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페트라 펠리니는 간호사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으며, 무너져가는 일상 속에서도 연대와 돌봄이 지닌 힘을 섬세하고 따뜻한 문체로 풀어낸다.

주인공은 15세 소녀 린다86세 노인 후베르트다.

린다는 과거의 상처와 절망 속에서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세상에 남을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중이다.

반면 후베르트는 수십 년간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일해 왔지만, 이제 치매 증세가 진행되어 기억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그는 7년 전에 세상을 떠난 아내 로잘리를 그리워하며 집 밖 세상과 점점 멀어진다.

어느 날, 후베르트에게 24시간 돌봄을 책임지는 간병인 에바에게 숨을 돌릴 틈을 준다는 명목으로 린다는 일주일에 세 번—월요일, 수요일, 토요일—마다 후베르트를 돌보게 된다.

처음엔 어색하고 망설임이 있었지만, 린다는 후베르트를 가르치거나 바꾸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를 지지한다. 

 

돌봄의 언어는 말이 아니다. 머무름과 함께함이다

 

그녀는 수영장 소리, 잔디 냄새, 나무의 바람 소리 등 기억을 연상시킬 수 있는 감각적 요소들을 녹음해 들려주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시도들은 후베르트의 마음에 부드러운 파장처럼 스며들고, 그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든다.

린다와 후베르트 사이에는 서로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서로에게 기대는 감정이 싹튼다.

린다는 후베르트의 삶에 잔잔한 빛을 비추는 존재가 되고, 후베르트 또한 린다에게 존재의 의미를 돌려준다.

기억은 서서히 사라지지만, 린다는 마음은 쌓인다고 믿는다. 

점점 후베르트의 상태는 악화되고, 그의 몸과 기억은 점차 쇠락해 간다. 그럼에도 린다는 포기하지 않는다.

매번 같은 요일, 같은 시간, 조용히 머물며 그와 함께하는 소소한 순간들이 두 존재의 삶을 다시 이어 준다. 결국 이 소소한 연대의 힘이 이 소설의 중심이다.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은 후베르트가 린다에게 “오리들 봤어?”라고 묻는 듯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다.

린다는 그의 시선이 지나간 공간 속에서 그가 잠시나마 기억의 스냅샷을 붙잡았다고 상상하며, 두 사람 사이에 간헐적인 연결이 이루어졌음을 느낀다.

삶의 깊이와 연대, 기억과 존재에 대한 질문들을 남긴 채 이야기는 끝난다. 

 

“기억은 사라져도, 마음은 쌓인다 —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잔잔한 연대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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