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편백숲 — 숨이 맑아지는 피톤치드의 길
해남과 보성을 잇는 남녘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른 아침 안개 속에서 은빛으로 반짝이는 숲이 있습니다.
바로 전남 장흥의 편백숲입니다.
자동차 시동을 끄는 순간부터 공기가 다릅니다.
세상의 소음이 사라지고, 바람 한 줄기마다 편백나무 특유의 향이 스며듭니다.
깊이 들이마시면 머리의 복잡한 생각이 잠잠해지고, 가슴 안쪽이 서서히 정화되는 듯합니다.



이 숲은 약 40만 그루의 편백나무가 50년 넘게 자라 만들어낸 거대한 산소의 바다입니다.
나무마다 껍질은 부드럽고 붉은빛이 감도는데, 그 표면을 스치는 바람은 향유처럼 은은합니다.
길 위로는 햇살이 수천 갈래로 부서져 떨어지고, 그 사이로 사람들의 발소리와 새소리가 조용히 어우러집니다.
누구는 걷다가 멈춰 나무에 손을 얹고, 누구는 벤치에 앉아 깊게 숨을 내쉽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을 치유하고 있는 풍경입니다.
장흥 편백숲에는 ‘피톤치드’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물이 흘러나옵니다.
이 향은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 마음을 다독이는 약처럼 작용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긴장과 피로가 녹아내리고, 눈앞의 초록빛이 삶의 온도를 바꿉니다.
여름엔 짙은 그늘이 한기를 주고, 겨울엔 고요한 바람이 마음을 맑게 합니다.









이곳을 찾은 이들은 말합니다.
“걷는 것이 아니라, 숲이 나를 끌어안는다.” 그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싶은 날, 마음이 소란할 때, 장흥 편백숲은 조용히 당신을 기다립니다.
나무와 바람, 그리고 향기가 말없이 다가와 묻습니다.
“괜찮아요, 이제 숨 쉬어도 됩니다.”
'느낌이 머무는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태백산맥 문학관’** 《태백산맥》(조정래 작) (0) | 2025.10.08 |
|---|---|
| 진도 **쌍계사(雙溪寺, Ssanggye-sa Temple)** (0) | 2025.10.08 |
| 구례 **화엄사(華嚴寺, Hwaeomsa Temple)** (0) | 2025.10.05 |
| 해남 대흥사(大興寺, Daeheungsa) (1) | 2025.10.04 |
| 순천 **선암사(仙巖寺, Seonamsa Temple)** (1) | 2025.10.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