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기 의원 배우자 의전 특혜 의혹 해명에 대한 유감
정치권 단골 메뉴인 '가족 리스크'가 또 터졌다.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다. 배우자가 의원실 수행비서에게 사적인 업무를 시키고 관용차를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에 대처하는 김 의원의 해명 방식은 실망스럽다 못해 개탄스럽다. 그는 "법인카드 유용도, 편의 제공도 없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자, 본질을 흐리는 말장난이다.
우리가 분노하는 지점은 법적인 '배임' 여부만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보좌진과 국회 자산을 마치 사유물처럼 가족이 이용했다는 '특권 의식' 그 자체가 문제다. 김 의원 측은 수행비서의 행동이 "자발적인 과잉 충성"이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는 권력형 비리가 터질 때마다 등장하는 지겹도록 뻔한 '꼬리 자르기' 레퍼토리다.
대한민국 어느 직장에서 상사의 배우자를 위해 부하 직원이 '자발적으로' 기사 노릇을 하고 장를 봐주는가? 그것이 정말 자발적이었다면, 그 조직은 이미 공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사적인 주종 관계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보좌진이 알아서 기게 만드는 분위기, 가족이 그것을 당연하게 누리는 분위기를 만든 책임은 결국 최종 결정권자인 의원 본인에게 있다. "나는 시키지 않았다"는 말로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정치인의 윤리적 기준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어 온 가족 의전은 명백한 '갑질'이자 '공사 구분의 실종'이다. 국민들은 거창한 법리 논쟁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내 가족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내 불찰이다"라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을 원한다.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는 기술적인 해명 뒤에 숨어, 상처받은 국민 정서를 외면하지 말라. 고위 공직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누리는 사소한 호의조차 누군가에게는 박탈감이 된다. 지금 김병기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권력의 울타리를 되돌아보는 침묵과 성찰이다. 국민의 눈높이는 이미 저만큼 높아져 있는데, 정치인의 인식은 여전히 구태의연한 '그들만의 세상'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정치인 가족들의 과도한 의전 문제, 관행일까요 갑질일까요? 여러분의 의견을 공감이나 댓글로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