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각세우는 거대 플랫폼의 위험한질주
"편리함에 취해 우리가 괴물을 키운 것은 아닐까?" 최근 쿠팡의 행보를 지켜보며 드는 섬뜩한 생각이다.
쿠팡은 자사 브랜드(PB) 상품을 검색 순위 상단에 노출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을 터다. 하지만 쿠팡은 달랐다.
행정 소송이라는 사법적 칼을 빼 들고, 로켓배송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여론전을 펼쳤다. 이는 단순한 법적 방어권을 넘어, 국가의 감시망조차 무력화하려는 '초법적 태도'로 비친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쿠팡이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셀프 면죄부'다. 그들은 자신들의 알고리즘 조작을 '혁신'이라 부르고,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한 '진열의 자유'라고 강변한다.
심판(플랫폼)이 선수(판매자)로 뛰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경기 규칙을 바꿨는데, 관중(소비자)이 좋아하니 문제없다는 식이다.
이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시장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정부와 각을 세우며 사법적 방어막 뒤로 숨는 모습은 거대 자본의 오만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막강한 로펌을 동원해 법정에서 승리한다 한들, 그것이 곧 윤리적 정당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제재를 피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법 위에 있다"는 그들의 태도에서 소비자들은 혁신 기업의 패기가 아닌 독점 기업의 횡포를 느낀다.
쿠팡은 기억해야 한다. 지금의 쿠팡을 만든 것은 화려한 알고리즘이나 법 기술이 아니라,
그들을 믿고 선택해 준 소비자들의 신뢰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럴 수는 없다"는 탄식이 "더 이상 쓰지 않겠다"는 불매로 이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사법적 승리로 얻은 면죄부는 유효기간이 짧다. 진정한 면죄부는 법원이 아니라,
공정함을 요구하는 시장과 소비자가 부여하는 것이다. 쿠팡이 지금처럼 '나만이 옳다'는 아집에 갇혀 질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그들이 쌓아 올린 로켓배송의 신화는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릴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변화의 파도 속에서 위기가 아닌, 숨겨진 기회를 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