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머리의 사제, 바람과 빛으로 음악을 그리다 — "안토니오 비발디"
17세기 말, 베네치아의 운하는 여전히 물결 위에 은빛을 흘리고 있었다.그 속에서 한 아이의 울음이 울려 퍼졌다.1678년 3월 4일,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가 태어났다.태어난 순간, 폭풍처럼 세찬 바람이 베네치아의 지붕들을 흔들었다고 한다.사람들은 그를 두고 “바람이 태어난 날의 아이”라 불렀다.훗날 그의 음악이 ‘바람’과 ‘계절’을 노래하게 될 운명이 그때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비발디의 아버지는 성 마르코 성당의 바이올린 연주자였다.어린 안토니오는 교회 지붕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리듬, 종소리의 여운, 운하에 부딪히는 물결의 박자를 들으며 자랐다. 그는 일찍부터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번역하려는 듯, 바이올린을 손에 쥐고는 하늘과 대화하듯 연주를 했다.그러..